에티오피아 커피가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알로 커피(Alo Coffee)가 주관한 첫 민간 경매 ‘에코스 오브 더 피크(Echoes of the Peak)’에서 최고가 로트가 킬로그램당 1739달러에 낙찰되며, 지난 2025년 초 블랙 골드 커피(Black Gold Coffee)가 기록한 1604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경매는 단순한 숫자의 기록을 뛰어넘어, 에티오피아 스페셜티 커피의 잠재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새롭게 증명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매 현장과 주요 성과
이번 온라인 경매는 단 하루 동안 진행되었지만,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아시아, 유럽, 중동, 북미 등지에서 로스터와 바이어들이 참여해 무려 6457건의 입찰이 이뤄졌다. 총 20개 로트가 출품되었고, 전체 매출은 13만5922.50달러에 달했다. 출품된 커피는 모두 해발 2400~2580미터라는 고지대에서 재배된 74158 품종으로, 뛰어난 내병성과 섬세한 향미 표현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높은 고도에서 천천히 익은 체리는 복합적인 당분을 형성해 더욱 풍부하고 정교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가장 주목받은 로트는 NW2(5kg)로, 총 8695달러에 낙찰되며 킬로그램당 1739달러라는 기록을 세웠다. 개막 로트였던 NW1도 1513달러/kg, 총 7565달러에 거래되며 관심을 끌었다. 또 다른 화제는 Craft Reserves LOT-TWH2였다. 이 로트는 366차례의 치열한 입찰 끝에 INLIGHT Coffee가 킬로그램당 495달러에 확보했다. 전체 평균 낙찰가는 625달러/kg으로, 이번 경매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 순간”에 대한 업계 반응
알로 커피의 CEO이자 경매를 주도한 타미루 타데세 테세마(Tamiru Tadessa Tesema)는 “이번 성과는 단순히 알로 커피의 성취가 아니라 에티오피아 커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생산자들의 헌신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았고, 앞으로 품질의 한계를 넘어설 동력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매에 참여한 업계 인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H 프로퍼(H Proper)의 할리 키스(Harley Keith)는 “타미루 같은 수준의 프로듀서와 협력할 기회는 흔치 않다”며 “그의 열정과 헌신이 이번 결과로 보상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피캠프스(Coffee Camps Limited)의 버디 추(Birdie Chu)는 “해발 2580미터라는 에티오피아 최고 고도에서 수확된 이번 커피는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장인정신과 자연의 결정체”라고 평가했다.
경매가 남긴 세 가지 의미
이번 경매의 의의는 단순히 가격 기록을 경신한 데 있지 않다.
고도와 품종의 힘 : 24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재배된 74158 품종은 느린 성숙 과정에서 복합적인 당분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꽃향기와 다층적인 과일 풍미를 발현한다.
투명성과 지속가능성 : 알로 커피는 경매 구조를 통해 농부들이 직접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이는 정밀한 재배와 공정한 보상을 연결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글로벌 시장에 보내는 신호: 이번 경매는 에티오피아 커피가 파나마 게이샤(Geisha)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고급 커피임을 입증했고, 향후 국제 커피 거래에서 에티오피아 커피의 프리미엄 가치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에티오피아 커피 경제의 도약
실제로 에티오피아는 이미 연간 25만 톤 이상의 커피를 수출하며, 2000만 명 이상의 농부와 가족들의 생계를 지탱하고 있다. 농업부 애디수 아레가(Addisu Arega) 장관은 “현재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은 연간 27억 달러의 외화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경제의 핵심 축”이라고 밝혔다. M-컬티보(M-Cultivo) CEO 데이비드 파파렐리(David Paparelli)는 “이번 경매는 에티오피아를 럭셔리 커피 산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생산자와 협동조합들이 자체 경매를 통해 프리미엄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로 커피의 다음 행보
이번 성과는 에티오피아 스페셜티 커피의 미래를 새롭게 여는 신호탄이다. 알로 커피는 향후 더 엄선된 로트를 선보이고, 민간 경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에티오피아 농부들과 세계 스페셜티 커피 커뮤니티를 직접 연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커피의 본고장에서 미래로”
단 한 번의 경매로, 알로 커피는 에티오피아를 단순히 커피의 발상지에서 미래 커피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렸다. 킬로그램당 1739달러라는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선언이다. 세계 최고의 커피는 여전히 에티오피아 고지대에서 태어나고 있으며, 그 가치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번 경매는 에티오피아가 커피의 과거를 넘어 미래까지 선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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