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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트랜드

스타벅스, ‘제3의 공간’ 회복 전략으로 반전 노린다

by perfectcoffeenews 2025. 9. 18.

스타벅스 로고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지출 심리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외식업과 프리미엄 음료 시장은 경기의 직격탄을 받는 대표적인 업종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는 단순히 가격 인하나 비용 절감이 아닌, 고객 경험을 무기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브라이언 니콜 CEO가 취임 이후 강조해온 핵심 키워드는 바로 “제3의 공간(third space)”의 회복과 “세계적 수준의 고객 서비스 기업”이라는 지향점이다.

 

니콜 CEO “세계적 고객 서비스 기업 목표

브라이언 니콜 CEO는 최근 패스트컴퍼니 혁신 페스티벌에서 스타벅스의 향후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스타벅스의 경쟁력은 장인 정신과 품질, 그리고 뛰어난 고객 경험”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 서비스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Back to Starbucks’ 전략은 단순히 새로운 메뉴를 내놓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차원이 아니다. 매장을 다시금 사람들이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과거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커피 한 잔이 아니라, 커피와 함께 제공되는 공간적 경험과 문화적 가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니콜은 바로 이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매장 환경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고객들이 앉아 머물 수 있도록 좌석을 대폭 확충하고, 모바일 주문으로 인한 대기 공간 혼잡 문제를 개선하며, 바리스타들이 단순 오더 처리에 매몰되지 않고 고객과 교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컵에 손글씨 메시지를 남기는 세심한 서비스도 강화해 고객에게 ‘개인적으로 대우받고 있다’는 감각을 심어주려 한다.

 

매출은 하락세, 그러나 고객 평가는 개선

실적 지표만 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스타벅스는 최근 6분기 연속으로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3분기에는 매출이 2% 줄었고 거래 건수는 4% 감소하는 등 하락세가 뚜렷했다. 올해 들어 스타벅스 주가 역시 약 9%가량 하락하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내부 지표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주문 처리 속도가 개선되고, 서비스 친절도와 정확성이 향상되면서 고객 경험 지표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 불만 건수는 분기별·연간 기준 모두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주목할 점은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세대는 가격에 민감하면서도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스타벅스의 전략은 이들의 가치관에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고객들의 가격 대비 가치 인식은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 할인 전략이 아닌 경험 중심 접근이 시장에서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타벅스 경쟁자 등장

이처럼 스타벅스가 내부 혁신을 통해 반전을 노리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에서 이미 스타벅스를 추월해 최대 커피 체인으로 자리 잡은 루이싱커피(Luckin Coffee)다. 루이싱커피는 최근 뉴욕에 매장을 열고 할인 공세를 앞세워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브랜드 인지도 확산을 우선시하는 전략은 스타벅스가 본토 시장에서 고객 경험을 통한 차별화를 더욱 서둘러야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글로벌 커피 시장에서 두 브랜드 간 경쟁은 이제 중국을 넘어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제3의 공간’ 회복이 관건

니콜 CEO는 취임 이후 직접 현장을 다니며 개선점을 발견하고 이를 전략에 반영해 왔다. 일부 매장에서는 전원 콘센트가 막혀 있거나 좌석이 부족했고, 모바일 주문 대기 공간이 지나치게 커져 고객이 앉아 머물 자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나타났다. 그는 이러한 문제들이 결국 스타벅스가 본래 지향했던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라는 가치와 충돌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수십만 개의 좌석을 추가 설치하고, 매장 동선을 재정비하며, 대기 공간과 좌석 공간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이 다시금 스타벅스를 편안한 쉼터이자 소통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니콜은 “고객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이 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스타벅스가 장기적으로 경쟁자들의 저가 전략이나 할인 공세에 휘둘리지 않고, 브랜드 가치와 고객 경험으로 승부할 수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스타벅스의 시험대

스타벅스는 여전히 미국 내 1만6천 개 매장을 기반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 약화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그리고 경기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기업 전략의 진정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니콜 CEO가 강조하는 ‘고객 경험 중심’ 접근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글로벌 커피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