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커피 수요가 끝없이 늘어나는 가운데, 생산량 확대를 위한 커피 재배 방식이 오히려 자충수가 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비영리단체 ‘커피워치(Coffee Watch)’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서는 커피 재배를 위한 산림 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衛星영상과 정부 토지이용 데이터, 산림 손실 경보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01년부터 2023년 사이 브라질 주요 커피 재배 지역에서 약 1,200제곱마일(약 3,100㎢)의 숲이 커피 농지로 전환됐다.
보고서는 브라질 전역의 커피 생산 밀집 지역에서 총 4만2,000제곱마일(약 10만8,000㎢)이 넘는 산림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는 커피 경작지 확장으로 인한 직접적 손실뿐 아니라, 도로·기반시설 건설 등 간접적 요인까지 포함한 수치다. 커피워치의 에텔 히고네(Etelle Higonnet) 대표는 “커피 산업은 사실상 브라질 숲에 ‘온두라스 크기의 구멍’을 냈다”며 “이제 커피 재배가 숲을 죽이고, 숲의 소멸이 다시 커피 생산을 위협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에서 커피를 수확하는 한 농민의 모습. 미국에서 소비되는 커피 대부분이 브라질산이다. 전문가들은 커피가 브라질 산림 파괴의 ‘주범’은 아니지만, 그 책임이 간과되어 왔다고 말한다. 최대 원인은 여전히 목축업이지만, 커피 재배로 인한 산림 훼손 또한 기후 위기와 생산 불안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열대우림의 나무는 수분을 흡수하고 증발시켜 비를 만드는 순환 구조를 유지하는데, 산림이 사라지면 강수량이 줄고 가뭄이 발생한다. 결국 커피 생육에 필요한 비가 줄면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히고네 대표는 “숲을 파괴하면 비를 죽이는 셈이다. 비 없이는 커피도 없다”며 “기후변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커피를 좋아한다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브라질 주요 커피 재배 지역은 거의 매년 강수량 부족을 겪었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Kew)의 작물·기후변화 연구팀장 아론 데이비스(Aaron Davis)는 “세계의 ‘끝없는 커피 갈증’에 대응하기 위해 농민들이 경작지를 넓히고 있다”며 “커피를 더 많이 생산하려면 결국 더 많은 땅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논리가 숲을 밀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스는 이번 보고서가 “시의적절하고 유용한 자료”라며 “커피 생산이 산림 손실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보여주고, 대화를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커피워치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 정부가 산림 보존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커피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환경·재생자원연구소(IBAMA)는 해당 보고서에 대한 NPR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히고네 대표는 커피 기업들이 산림 훼손 지역에서 재배된 원두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커피업계 단체인 전미커피협회(NCA)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그늘나무를 활용한 ‘그늘재배(shade-grown)’나 작물 다양화 등 지속가능한 농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대규모 산업형 농법에 비해 생산량이 낮아, 많은 농가가 여전히 집약적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커피는 생산자만의 책임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에서도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커피 소비자들은 자신이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지구의 숲과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해야 한다”며 “커피를 고를 때의 작은 의식 변화가 산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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