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가 배달 서비스를 통해 연간 매출 10억 달러(약 1조 3700억 원)를 돌파했다. 팬데믹 이후 매장 중심의 영업이 정체된 가운데, 배달 부문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미국 내에서 소비자들의 커피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외식산업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스타벅스의 배달 매출은 오히려 급증하며 기업의 체질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벅스는 30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기준 배달 부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특히 4분기(7~9월) 배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며 “배달 서비스가 매출 회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미국 내 실적 흐름을 반전시킨 결과이기도 하다. 스타벅스의 미국 시장 동일점포 매출은 4분기 들어 7분기 연속 감소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가정 내 커피 소비 증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외식 감소, 경쟁 브랜드의 급부상 등으로 매출이 꾸준히 줄던 추세를 뒤집은 것이다. 회사는 “배달을 포함한 새로운 주문 채널이 기존 매장 의존도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스타벅스의 배달 서비스는 사실상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0년대 중반 일부 시장에서 시험적으로 도입했지만, 본격적인 전국 서비스는 다소 늦은 2020년에 이뤄졌다. 같은 해 ‘우버이츠(Uber Eats)’와 협력해 미국 주요 도시에서 배달을 개시했고, 2023년에는 ‘도어대시(DoorDash)’, 2024년에는 ‘그럽허브(Grubhub)’까지 제휴를 확대하며 사실상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현재 스타벅스의 미국 내 직영점 대부분이 배달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다만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중국 등 다른 시장에 비해 커피 배달 이용 비중이 낮은 편이다. 미국의 지리적 특성과 생활 패턴, 드라이브스루(Drive-Thru) 문화의 발달이 배달 서비스 확산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 중 약 70%가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포함하고 있으며, 고객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미리 주문하고 픽업하는 ‘모바일 오더’를 선호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이미 충분한 편의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굳이 배달 수수료를 지불하며 주문할 필요성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 서비스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주문 단가’에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배달 주문의 평균 거래 금액은 매장 내 주문의 약 두 배 수준이며, 전체 배달 주문 중 40% 이상은 샌드위치·샐러드·디저트 등 음식 메뉴를 함께 포함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배달 고객은 대체로 한 번에 여러 음료나 식사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이는 단순한 커피 배달이 아니라 식음료 통합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외식업계 전반이 물가 상승과 소비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배달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배달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앱 기반 주문의 편리함과 각종 할인 프로모션을 이유로 배달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고 있다. 특히 주요 배달 플랫폼들이 음식 배달에 그치지 않고 주류, 식료품, 생활용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히면서 소비자들의 일상 속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타벅스의 배달 성장세를 “소비자 경험의 다변화”로 평가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스타벅스는 커피라는 단일 품목에 머물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며 “매장, 드라이브스루, 모바일 오더, 배달이 하나의 통합 생태계를 이루면서 브랜드 충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벅스는 향후 배달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달 수요를 예측하고, 매장별 조리 및 포장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시험 중이다. 또한 각 배달 파트너사와 협력해 배달 음료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전용 패키징 기술도 개발 중이다. 스타벅스는 “배달을 포함한 모든 주문 채널에서 고객이 동일한 품질의 커피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이번 성과가 미국 내 커피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상징한다고 본다. 그동안 미국 시장은 매장 내 경험 중심이었지만, 팬데믹 이후 디지털 기반 주문과 비대면 서비스가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스타벅스는 단순한 음료 브랜드를 넘어 ‘프리미엄 커피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배달은 이제 보조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스타벅스의 핵심 성장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파트너십 강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배달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스타벅스의 10억 달러 배달 매출 돌파는 단순한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매장 중심의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디지털 플랫폼과 융합되는 과정에서, 스타벅스는 다시 한 번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커피 한 잔의 배달이 이제는 브랜드의 미래를 좌우하는 새로운 성장 축이 되고 있다.
'커피트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심방세동 환자, 커피 마셔도 ‘안전’…“하루 한 잔, 오히려 재발 위험 낮춰” (0) | 2025.11.10 |
|---|---|
| ‘관세·기후·사치’가 만든 역대 최고가 커피, 두바이서 등장 (0) | 2025.11.03 |
| 브라질 커피 생산, 산림 파괴의 악순환 불러…“커피가 숲을 삼키고 있다” (0) | 2025.10.25 |
| 잭 심프슨, 2025 WBC 우승…호주 네 번째 월드 챔피언 탄생 (0) | 2025.10.22 |
| 스타벅스, 인공지능(AI)으로 ‘커피 경험’ 혁신 나선다 (0) | 2025.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