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이슈

오마카세 ‘노쇼’ 시 최대 40% 위약금 부과…공정위,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대폭 개정

by perfectcoffeenews 2025. 10. 27.

오마카세나 파인다이닝 등 고급 음식점을 예약해놓고 이용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는 총 이용금액의 최대 40%까지 위약금을 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외식업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예약 부도(노쇼·No Show) 문제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대폭 개정하기로 한 것이다.

 

공정위는 22일 외식업·예식업·숙박업·스터디카페업 등 9개 업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내달 11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사업자와 소비자 간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합의 권고의 기준이 되는 고시로,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환불 및 위약금 기준을 정할 때 이를 준용한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은 실질적으로 시장 전반의 거래 관행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오마카세, 파인다이닝 등 ‘예약 기반 음식점’으로 분류되는 업종의 위약금 상한을 기존 10%에서 최대 40%까지 대폭 상향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업종들이 예약을 기반으로 영업하며, 예약이 취소되거나 고객이 방문하지 않을 경우 당일 준비한 식재료를 폐기해야 하는 등 피해 규모가 일반 음식점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공정위는 외식업의 평균 원가율이 약 3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 예약 기반 음식점의 위약금 상한을 총 이용금액의 40% 이하로 설정했다. 반면 일반 음식점은 기존 10%에서 20%로 상향된다. 예를 들어 1인당 20만원짜리 오마카세 코스를 예약해놓고 방문하지 않으면, 식당은 최대 8만원의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김밥 100줄, 도시락 50인분과 같은 대량 주문이나 단체 예약의 경우에도 예약 기반 음식점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공정위는 “이러한 주문은 식재료 조달 및 인력 배치 등 사전 준비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예약이 취소되면 손실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위약금 기준은 음식점이 예약보증금과 위약금 산정 기준을 소비자에게 사전에 명확히 고지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사전 고지가 없을 경우, 일반 음식점 기준으로 간주돼 최대 20%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됐다. 공정위는 음식점이 받은 예약보증금보다 위약금이 적을 경우, 차액을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또한 음식점이 ‘지각’을 예약 부도로 간주할 경우에는 그 판단 기준을 소비자에게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 이를 고지하지 않고 임의로 위약금을 부과할 경우, 분쟁 조정 과정에서 불리하게 판단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예약 기반 음식점의 경우, 노쇼가 발생하면 당일 다른 고객을 받기 어렵고 식재료 손실도 크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 필요하다”며 “이번 개정은 외식업의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소상공인의 경영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예식장 위약금 기준도 대폭 현실화된다. 기존에는 예식일 29일 전부터 당일까지 계약을 취소하더라도 위약금이 총 비용의 35%에 불과해 음식 폐기, 인력 배치 등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기 어려웠다. 공정위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예식일 29일 전부터 10일 전 취소 시 40%, 9일 전부터 하루 전 취소 시 50%, 예식 당일 취소 시 70%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최근 예식장 약관에서 인정된 불공정 조항 개선 사례와 공정위의 심사 결과를 종합 반영한 것이다.

 

숙박업 기준도 강화됐다. 기존에는 숙소 현지에서 천재지변이 발생해야 무료 취소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출발지에서 숙소까지 이동하는 경로 중 일부라도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무료 취소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태풍·홍수 등으로 교통이 마비되는 경우에도 소비자가 부당하게 위약금을 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국외여행업의 경우 ‘정부의 명령’이 발령되면 무료로 예약을 취소할 수 있었는데, 이번 개정에서는 이를 ‘외교부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 이상으로 구체화했다. 이 조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취소 분쟁이 급증하면서 나온 개선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공정위는 또한 최근 분쟁이 잦은 스터디카페, 결혼준비대행업, 체육시설업 등 업종에 대해서도 세부 기준을 신설하거나 보완했다. 철도와 고속버스 취소 수수료 등도 최근 개정된 표준약관의 내용을 반영해 현실화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단순히 위약금 비율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사업자 간 책임의 균형을 다시 설정한 것”이라며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예측 가능한 분쟁 해결 기준을 마련해 궁극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내달 11일까지 국민과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연내 공정위 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외식업계는 노쇼 피해를 일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소비자들에겐 예약 취소에 대한 부담이 다소 커질 전망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무분별한 예약 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위약금 부과 기준이 업종별로 명확히 안내되지 않으면 소비자 불만이 새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향후 표준약관 개정과 병행해 업계별 가이드라인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외식업과 예식업 등 서비스 산업 전반의 신뢰 회복을 목표로 한다. 공정위는 “1985년 제정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시대 흐름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비자 권익 보호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